광주광역시교육청학생관현악단(이하 광주)이 먼저 공연을 했고, 대구유스오케스트라(이하 대구)가 뒤이어서 공연을 했다. 마지막으로 혼합공연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대구에서 멀어서 현악단만 왔다고 생각했는데, 첫 곡만 현악으로 합주했고, 뒤이어 관악기와 타악기가 입장했다.
공연의 시작에 앞서 인사말이 있었다. 아마도 회장님이 못오셔서 대신 인사말을 전하는가보다. 행사 관련자 소개 및 박수 시간과 짧은 인사말이 있었다.
광주는 처음부터 모든 악기가 합주를 했는데, 특히 드럼소리가 특이했다. 처음에는 관현악단에 드럼이 있는게 맞나 싶어서 어색했는데, 생각해보니 영화 '위플래쉬'에도 오케스트라에 드럼이 주인공이기도 했다. 영화 '드럼라인'처럼 드럼 하나로 압도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위플래쉬'는 열정이 무엇인지, 미친다는게 뭘 말하는 건지 보여주는 명작이다. 다만 장르가 재즈인 악단에 드럼과, 클래식에 드럼은 여전히 이질적이긴하다. 중간에 '겨울왕국'의 대표곡을 모은 곡도 있었다. 피아노가 없었기 때문에 피아노 녹음을 한 것 같은데 차라리 멜로디를 다른 악기로 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키 변환도 했어야 했을 텐데, 직접 연주하시고 녹음하셨으려나?)
어렸을 적에 아동음악회에서 앞에 앉은 아동을 무작위로 일으켜세워서 강제로 지휘를 시켰던 기억이 강렬했었다. 과연 지휘자가 합주중에 꼭 필요할까? 합주 중에 즉흥연주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세 친구 정도가 연주 중에 지휘자를 봤고, 한 관악기 남학생은 악보보는 시간보다 지휘자를 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내가 만약 지휘자인데, 합주중에 템포를 줄이거나, 음량을 키우는 상상을 해본다. 물론 실제로는 그런 즉흥연주는 하지 않겠지만, 유독 특이한 학생들이 생각난다.
대구는 현악과 플루트 솔로, 관현악 등 여러 형식을 채용했다. 큰 북을 어린 학생에게 배정했는데, 비교적 쉬운 파트라서 배정했는지 몰라도,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배정한 것인지 새삼 실감했다. 티가 나도 너무 쉽게 난다. 나라면 두 번 중에 한 번은 벌벌 떨다가 실수 했을 것 같다.
만약 경선이었다면 대구의 방식이 맞고, 무대경험을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광주가 더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최근 축구계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있다. U23(23세 이하)를 육성한다면서 정작 프로신에서는 (이기기위해서) 꼴랑 10분 내보내는게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풀 타임을 경험하느냐 경험하지 못하느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드럼을 넣은 것도 이해는 간다.
약 20년 전에 미국생활을 할 때, 이웃 대학과 미식축구 친선경기가 매주 있다 싶을 정도로 자주 있었고, 브레이크 타임 마다 양측 응원단이 나와서 연주를 했다. 우리 학생 악단은 각 지역의 학교에서 1명씩 선발된 학생들이 지역을 대표해서 연주했다. 중고딩과 대딩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규모로 악단을 굴릴 수 있다는게 또 부자나라서 가능할지도 모른다. 광주나 대구나 먼길 마다않고 연습해가면서 오늘 우리의 귀를 호강시켜준 학생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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